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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및 이성 이야기

[나의 틴더 스토리] 멕시코 부자남들의 멘탈 (feat. 해외연애, 멕시코 남자와 데이트)

[나의 틴더 스토리 2편] DIVA로 거듭나다

멕시코의 동양인 DIVA로 거듭난 듯한 기분

 

아무리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내가 그전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남자들과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 + 애프터 신청을 받고 계속해서 만남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내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감과 동시에 멕시코에서 한국여자가 꽤나 매력적으로 어필된 다는 사실에 이성을 보는 눈이 점점 하늘을 찌르게 되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하루아침에 '날벼락 스타'가 돼서 콧대가 높아지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할 정도였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남자 얼굴을 안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뭔가 미드에 나올법한 남자들과 일상적인 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것이 사실 엄청난 짜릿함을 선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틴더 데이팅 라이프'에 푹~ 빠져버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자동네 'Chacha남'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들은 웬만해서는 중산층 혹은 그 위 계층에 해당한다. 웬만해서는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는 자영업 혹은 자기 사업을 하기 때문에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들 중 돈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을 것이다. (자기 사업하면서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달라지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참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코에서 한국인 대우를 받으면서 생활한다는 건 갑자기 중산층으로 점프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일반 멕시코인들과 벌이를 비교하면 차이가 꽤나 많이 나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수준의 소비를 하는 사람과 만나려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가려 만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다.

한국에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은 나에게는 이런 경제적 위치 상승이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달콤하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뭔가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지만 이런 생활에 적응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머릿속에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남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런 남자들만 골라서 만났다. 

 

그렇게 해서 만난 두 번째 데이트 상대는 'Chacha 남'이다. 어느 도시에서나 '동네'를 말하면 그 사람의 경제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차차남은 부유한 동네 출신의 남성이었고, 외모가 눈에 띄게 준수한 편은 아니었지만 나름 말끔한 외모에 친구들과 미국 여행을 즐기는 그런 자유분방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 아쉽게도 이 차차남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를 '차차남'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 '부유한 계층'의 멕시코인들의 마인드에 깜짝 놀라게 된 대화와 관련 있다. 

동남아의 몇 국가와 비슷하게 멕시코에서도 '청소부' 혹은 '가정부' 문화가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돈이 있는 중상위층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웬만한 부유한 멕시코인 집에는 이런 청소부 혹은 가정부가 있으며 그들을 보통 'muchacha(여성)'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이렇게 부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집에서 일을 봐주는 아주머니를 강아지 부르듯이 '차차'라고 부르며 친구들과의 일화를 들려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아~ 정말 이렇게 강아지 같이 부르면 안 되는데, 나랑 친구들은 이런 식으로 일 봐주는 아줌마를 불러 ㅎㅎ'라는 말이 아직도 인상 깊다.

 

문득문득 우리나라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멕시코지만 부유한 멕시코인들은 부가 부를 또 낳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집에 살고 있다. (거의 미드에 나올법한 펜션 같은 곳에 산다) 그렇기에 그들의 마인드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솔직히 '아... 저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와의 만남은 이로써 끝을 맺었다.

+) 이상한 인연 'Gus'

 

1편에서 언급한 'Qué más 남' Gus와의 지루하고도 숨 막히는 데이트로 인해 현타가 왔었다. 외모와 재력은 수준급인데 그와의 대화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만큼의 캐미도 느끼지 못한 채 데이트를 마치고 왔을 때 내 마음속은 꽤나 멘붕이었고 그에게 에프터가 올 거라고 생각도,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에프터가 왔을 때는 더욱더 멘붕... 결국 그와는 거의 1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게 되는데... 참.. 사람 인연이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와의 이야기는 차차 나중에 풀어나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