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 및 이성 이야기

[나의 틴더 스토리] 치명적인 남자와의 만남(feat. 멕시코에서 해외연애, 외국인 데이트)

[나의 틴더 스토리 3편] 세 번째 데이트: 외모는 정말 내 스타일인 치명적인 그 남자 

틴터 세번 째 데이트

그렇게 차차남과의 인연은 끝났고 세 번째 데이트 남성은 '마성의 남자' 그 자체였다. 일단 외모가 완전히 내 취향이었기에 첫 데이트에서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살짝 태닝 한 듯한 외모의 중동 느낌의 남자들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데, 왕좌의 게임의 '동쪽'의 남성들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까무잡잡한 피부에서 원초적이면서도 남성적인 그 매력이 나는 좋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모에서 느껴지는 매력일 뿐이다) 이 설명이 어디까지 잘 매치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마성남'은 '샤이아 라보프'와 아주 흡사한 외모를 지녔다. (많은 사람들에게 트랜스포머 남주로 알려졌지만 나에겐 님포메니악의 남주로 더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그리고 190에 가까운 훤칠한 키와 다부진 어깨와 몸은 정말 첫 만남에서부터 나를 긴장시켰다. 

샤이아 라보프

그와의 만남은 한 쇼핑 센터의 레스토랑에서 시작되어 자리를 술집으로 옮겨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하지만 그의 강렬한 눈빛과 저음의 목소리로 인해 그 앞에서 여전히 긴장된 몸과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분위기와 술에 한껏 취해 그의 집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된다. 틴더에서 만난 남자와의 처음으로 맞은 뜨거운 첫날밤이었다. 단지 그의 이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본능에 충실했던 그런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그렇게 황홀한 밤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지만, 사실 며칠도 지나지 않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는데도 (직업, 집, 취미 정도?) 이미 난 그에게 많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걸 얼빠라고 하는 거 아니겠는가..) 뭔가 야성미가 넘치는 그의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매력에 흠뻑 젖어있던터라 그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이미 쉬운 여자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그와 몇 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로맨스로 번질만한 가능성을 없다는 것을 일치감치 체감 했다. 그와 데이트가 있는 날은 바로 그의 집에서 섹스를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그 후에 딱히 달달하거나 그가 나를 혹은 내가 그를 더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사실 첫 데이트에서 주고 받았던 대화에서 전혀 진전이 없었다. 그는 멕시코에 정착한 지 오래된 레바논계 멕시칸이라는 점, 그리고 한 맥주회사 세일즈팀 팀장으로 워크홀릭의 삶을 즐긴다는 점. 일하느라 거의 자기 시간은 없지만 쉬는 짬이 있을 땐 여자들과 이런 식의 은밀한 만남을 즐긴다는 점. 그리고 피트니스 및 산악자전거에 관심이 많아서 몸이 다부지다는 것 등이다. 결국 나도 그를 성욕을 풀만한 대상으로 보기 시작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는 않았지만 실망감이 든 것은 사실이다.

바로 이때부터 나는 틴더를 통한 만남에서 이도 저도 아닌 데이트를 시작했던 것 같다. 여기서 이도 저도 아니라는 것은 누군가를 진지하게 만날만큼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성적인 쾌락만 쫒자니 상대방에 대한 애착이 쉽게 생겨 마음이 커갔다. 이런 시기를 통해서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지만, 사실 이를 더 일찍 깨닫지 못했던 점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소개팅 앱을 통해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면, 1. 완전 마음먹고 진지한 만남을 찾고 있다고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주든지 2.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든 난 관심이 없고 난 무조건 쾌락을 좇겠다. 이 둘 중 하나를 확실히 하길 추천한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결국 상대방에게 끌려다니다가 상처만 받고 끝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가 마음 맞으면 한 번 진지하게 만나보지 뭐~'의 자세는 소개팅 앱에서는 좀 이루기 힘든 큰 꿈과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