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틴더 스토리] Big D 도미닉과의 이상한 연애 (feat. 독일, 멕시코)

What The F***

대학교 교정에서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로맨틱한 순간을 즐기며 앉아있는 그때, 도미닉은 자신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가 이 대학의 초청 강사로 온 것은 맞지만 사실 이 도시에 자신의 아들이 있어서 방문차 왔다는 것. 0_0! 그 상황 자체가 1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어떻게 저 젊은 나이에 아이가 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어떤 아버지가 1년에 한 번 아들을 만나러 오는지도 도통 이해되질 않았다. 사실 그와 있으면서 살짝 아기 냄새 같은 게 났지만 치즈를 많이 먹어서 나는 냄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Are YOU a dad?

너무 당황스러웠고, 왜 첫 만남에서부터 그 얘기를 하지 않았는지... 꽤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기의 말로는 언제 자기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나, '아이가 딸린 아버지' 이미지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겠지. (사실 그 당시 나는 당황스러우면서 측은한 마음도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일단 털어놓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들어보기로 했고, 그와 이 도시의 관계는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처음 이 대학에 초청강사로 오게 되었을 때 한 파티에 가게 되었고, 독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밤 한 아릿다운 한 멕시코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HIs Love Story

그 당시 그 여성은 대학생이었고, 그 하룻밤 사이에 그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독일에 돌아와서도 그녀와의 연락을 지속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와의 연락을 꾸준히 하면서 결국엔 그녀를 독일로 초대했고, 그곳에서 3개월간 함께 있으면서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아이가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 지내는 동안 그녀와의 잦은 마찰로 인해, 독일에 그녀를 정착시키려는 계획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를 임신한 그녀는 결국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도미닉은 자신의 일 때문에 독일에 남았다고 한다.

I know, I was stupid, but I couldn't let him go

그렇게 싱글대디의 삶이 시작되었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건 아니니 싱글대디라는 말이 꼭 맞지는 않지만, '아이 아빠'라고 하기엔 유부남 같고 솔직히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아이를 보기 위해서 멕시코에 매년 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를 만난 것이고 나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그렇지만 도미닉은 더 심한 금사빠인 듯하다) 그 당시에 난 황당하였다는 말이 맞았다. 하지만 도미닉과 있는 시간들이 재밌었고 색달랐다. 곤살로 이후 느끼는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이다. 그의 '학자'적인 면모가 좋았고, 독일 사람 특유의 꾸밈없고 수수한 매력을 조금 더 즐기고 싶었다.

I'm going to see him for only one month!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어차피 도미닉은 한 달 동안 이 도시에 머물게 될테니 그동안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그와의 관계가 정의된 상태도 아니고, 그가 독일에 돌아가면 이 관계는 쉽게 정리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 난 여전히 틴더 중독이었기 때문에, 그를 가볍게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도 만나볼 작정이었다. 그렇게 기한이 정해진 그와의 짧은 연애(?)가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나이브하기만 했던 나였지만, 그때 내가 나이브했기에 지금 이런 썰을 풀 수 있는 내가 있을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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